오늘의빛/오늘의색

[오늘의 빛: 오늘의 색] 그림에 양보하세요, 네이플스 옐로우

디자인빛 2019. 9. 20. 10:37

Color of today:

Naples Yellow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색은 '네이플스 옐로우NAPLES YELLOW'입니다.
네이플 옐로우는 굉장히 매력적인 색입니다. 너무 강하지도 연하지도 않은 선명한 노랑에, 다른 색과 잘 혼합되는 특징 덕분에 예로부터 화가들의 팔레트에 늘 자리하는 물감이기도 했어요.

네이플스 옐로우의 '네이플'은 '나폴리'의 영어이름인데요, 또 다른 이름은 안티몬 옐로우입니다. 네이플스 옐로우는 안티몬산납의 화합물이에요. 가장 오래된 합성 안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 예쁜 노랑을 띄는 안티몬산납을 만들어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나폴리 인근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의 화산흙을 통해 우연히 발견했을 확률이 커요. 

화산이 열일했네..... <밤, 베수비오 화산의 분화> - 아쉴 에트나 미샬롱,

나폴리 옐로우는 18세기까지 널리 사용되던 납주석황색(이것도 노랑색이에요)을 완전히 대체합니다. 많은 그림에 이 색이 사용되었어요. 하지만 네이플스 옐로우는 정확히 따지자면 그 역사가 더 긴데요, 납이 들어가서 무게가 있고 도포력이 좋은데다 건조도 빨랐기 때문에 바빌론의 타일 등 여러 고대 유물에서 노란색 안티몬이 발견됩니다. 인류는 납을 사용해 노란색을 내는 방법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납은 너무나 위험하죠... 오래 접촉할수록 납중독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심지어 네이플스 옐로우는 색조화장 용도로 사용된 적도 있다고 해요. 과학적으로 안전한 물질과 독성 물질을 가릴 수 없었던 고대에도 사람들은 지혜롭게 독을 가려냈었지만, 유독 색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뭔가 예쁘면 다 괜찮다(?)는 마인드였나 싶기도 합니다...
특히 노란색 계통은 중금속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고, 대체로는 근대에 들어 화학합성 기술이 발달하며 비교적 안전한 안료로 대체됩니다. 지금 시중에 유통되는 네이플스 옐로우 물감이나 페인트의 원료는 무독성 무기티탄산처럼 독성이 없는 물질을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조사마다 비법이 조금씩 달라서, 회사마다 네이플스 옐로우의 톤이 다르니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옐로우를 선택해야겠죠!

이제 위험하지 않아요....

네이플스 옐로우는 화산 흙 안에 있던 중금속으로 만들어져서 네이플스 옐로우라는 이름이 바뀌었는데, 이젠 화산에서 원료를 얻는 것도 아니고 원료가 아예 다른 것으로 대체되었음에도 '네이플스 옐로우'라는 이름만은 계속해서 전해 내려옵니다. 이 색을 통해 이 아름다운 노랑을 계속 사용하고 싶었던 인간의 미적 욕심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색이에요'///'

네이플스 옐로우 이전에 사용됐다고 말씀드린 납주석황색은 네이플스 옐로우보다 위험도가 더 높은 색인데요(...) 역사적으로 중요한 색이고 네이플스 옐로우만큼 스토리가 많으니 추후에 한번 소개해드릴 수 있도록 할게요! 그럼 네이플스 옐로우처럼 밝은 하루가 되길 바라며 오늘의 색을 마칩니닷.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빛은 매일매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