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빛/오늘의색

[오늘의 빛: 오늘의 색] 색의 여왕, 샤르트뢰즈

디자인빛 2019. 9. 5. 10:13

Color of today:

Chartreuse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디자인빛이 소개해 드릴 오늘의색은 '샤르트뢰즈Chartreuse'입니다.
오늘의 색을 쓰고 있는 제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색이기도 해요. 안 어울리는 곳이 없는 초록이거든요.
샤르트뢰즈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색은 프랑스산 리큐어인 샤르트뢰즈의 색에서 유래했습니다.
정확히는 그르노블과 샹베히 사이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샤르트뢰즈Grande Chartreuse'라는 수도원에서
만드는 허브 리큐어에요.

그런데 샤르트뢰즈는 한가지 색을 이르는 말은 아닙니다. 관용색 이름이 모두 그렇듯이 그 이름이 가리키는 범주가 애매한 경우가 있지요. 샤르트뢰즈에는 샤트르뢰즈 그린이 있고 샤트르뢰즈 옐로우가 있어요. 왜냐면 샤르트뢰즈도 두 종류거든요. 이런 경우는 참 흔치 않습니다.

왼쪽이 옐로우, 오른쪽이 그린입니다. 화학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원료에서 나오는 색이에요!

출처: caskers

 

그린은 알콜 함량이 조금 더 높고 식물의 엽록소에서 나온 초록색이 강합니다. 옐로우는 사프란이 첨가되어
향이 조금 더 달콤하며 도수도 살짝 더 낮아요. 색상 역시 사프란색에서 나오구요. 오늘의 색에 올릴 용도로 만든 이미지에서는 샤르트뢰즈 그린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샤르트뢰즈는 웹 표준 컬러에도 올라가 있는
색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이름이 유명한 술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샤르트뢰즈는 허브 리큐어의 여왕이라고도 불립니다. 약 125여가지의 허브 원료가 들어가 있다고 해요. 수도사들은 이미 1600년대에 샤르트뢰즈를 개발했지만 18세기까지는 대중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레시피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왜 이렇게 술 얘기를 많이 했는가 하면 샤르트뢰즈라는 색상의 이미지는 온전히 이 술의 비밀스러운 역사와 명예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에요.

샤르트뢰즈라는 색이 등장한 가장 이른 기록은 1884년도에 발행된 Western Daily Press라는 간행물이에요. 1900년대 초반에 이 색은 당시 패션계를 강타하며 극찬을 받았습니다. 특히 샤르트뢰즈라는 고급스러운 이름은 며칠전 소개해드렸던 '베이지'처럼 매우 세련된 색 이름으로 유행했던 것 같아요. 다만 미국에서는 샤르트뢰즈라고 하면 좀 더 노란끼가 있는 녹색, 즉 샤르트뢰즈 옐로우를 가리킵니다.

한국에서 대중적인 색이름이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컬러 이름을 찾고 계신다면 적극 추천드리고 싶은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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