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빛: 오늘의 색] 주교의 보라색

2019. 9. 19. 16:21오늘의빛/오늘의색

Color of today:

Bishop's Purple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색은 '주교의 보라색BISHOP'S PURPLE'입니다.
주교의 보라색이 있는 것처럼 '추기경CARDINAL'이라는 빨강도 있어요. 이 색이름들은 모두 가톨릭의 사제인 추기경과 주교가 입은 옷의 색깔에서 유래했습니다. 애머티스트에서 소개해 드렸듯이 보라색은 작은 조개들을 엄청나게 희생해야 하는, 아주 만들기 어렵고 비싼 색이었습니다. 귀한 색이었으니 황제만 사용할 수 있는 색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보라색은 고귀함의 상징이 되었어요. 그래서 purple에는 이와 관련된 의미들이 많은데, '퍼플'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교'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황족을 은유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Born to the purple(보라색으로 태어나다)"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것은 비잔틴 제국의 통치자를 묘사하는 말이랍니다. 실제로 황족들은 보라색으로 꾸민 방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았죠..^_^;;

종교의 힘이 강해지면서 권위와 신성을 나타내는 보라색은 자연스럽게 사제의 옷 색깔로 선택되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두가지 톤의 보라색을 볼 수 있는데요, '주교의 보라색'은 사실 두개의 색이 있습니다. 하나는 'bishop's purple'이고, 다른 하나는 'bishop's violet'이에요. 퍼플은 좀 더 붉은색에 가까운 보라색을 뜻하고 바이올렛은 청색에 가까운 보라색을 뜻합니다. 자주색으로 번역되기도 하지요.

또 카톨릭에서 보라색은 슬픔과 참회의 색이기도 합니다. 고해성사를 하는 고해실에서 신도의 고해를 듣는 신부는 보라색 영대를 착용하게 되어있다고 해요.

주교의 보라색은 어제 올린 오버진과 같은 계통의 색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오버진이 '세련된 가지색'이라면 주교의 보라색은 오버진보다 풍부한 맥락과 역사를 갖고 있죠. 분명히 같은 색인데도 오버진이 1912년대 즈음 등장한 젊은 색이라면, 주교의 보라색은 카톨릭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색이거든요. 색 이름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여러분..!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빛은 매일매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