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19. 16:11ㆍ오늘의빛/오늘의색
Color of today:
Mauve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은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색은 '모브MAUVE'입니다.
모브는 한국어로 자주색, 또는 담자색으로 번역되는 따스한 느낌의 자주색입니다. 모브는 아욱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영어로는 mallow라고 합니다. 혹시 '맬로우 컬러'라는 표현을 발견하신다면 모브와 같은 자주색이라고 보시면 돼요.
원래 일반적인 모브는 더 밝은 느낌이지만, 오늘 올려드린 모브는 제가 좋아하는 회갈색 느낌이 섞인 모브에요. Mouve tuape라고 부르는데, 1925년에 등장한 고급스러운 느낌의 색이랍니다.
모브는 현대 염료 역사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색상이에요. 인류 최초의 인공 염료이자 최초의 대량생산 염료랍니다. 그리고 염료와 화학자는 매우 친합니다. 많은 색들이 화학자들의 실수로 탄생했기 때문이에요(...)
어느날 화학자인 윌리엄 헨리 퍼킨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각광받던 키니네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실험을 하다가 정체불명의 적갈색 화합물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에탄올에 넣었더니 진한 자주색 용액이 되었다고 해요. 어제 애머티스트에서 말씀드렸듯 보라색은 조개나 연체동물을 학살(...)해야 얻을 수 있는 색이었는데, 그 귀한 색을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내게 된 것입니다. 그것도 실수로요!
퍼킨은 즉각적으로 이 발견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아차렸고, 곧바로 폴라스 사와의 협업을 시작해 이 염료를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합니다. 퍼킨이 만들어낸 '아닐린 퍼플'이라는 염료는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색이었지만, 퍼킨은 이 색에 '모브'라는 꽃의 색을 붙여줍니다. 아욱과인 모브는 당시 프랑스 들판에 매우 흔하게 피는 들꽃이었어요. 퍼킨은 연구를 거듭해 이 색을 대량생산하는 방안까지 고안했고, 이 모든 것은 퍼킨이 18살때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모브는 당시 패셔니스타였던 프랑스 왕후 외제니가 사랑했던 색으로 1859년부터 프랑스 패션업계를 강타했어요. 또 빅토리아 여왕도 공주의 결혼식에 모브색 드레스를 입었는데, 이 드레스도 퍼킨이 만든 염료로 염색한 것이었습니다. 이 색의 인기가 어찌나 높았던지, 1860년대를 '자주빛의 시대(모브시대)'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퍼킨은 모브 이외에도 꼭두서니에서만 추출되던 빨간색 염료 알리자린을 실용화하는데 성공합니다. 이외에도 너무 많은 일들을 남긴 과학자인데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동아사이언스 칼럼을 참고하세요. 흥미로운 업적들을 많이 남겼답니다!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빛은 매일매일 찾아옵니다!
'오늘의빛 > 오늘의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의 빛: 오늘의 색] 한국의 화학안료, 장단 (0) | 2019.09.19 |
---|---|
[오늘의 빛: 오늘의 색] 옐로우 택시! (0) | 2019.09.19 |
[오늘의 빛: 오늘의 색] 애머티스트 (0) | 2019.09.11 |
[오늘의 빛: 오늘의 색] 라즈베리 (0) | 2019.09.11 |
[오늘의 빛: 오늘의 색] 최초의 합성안료, 프러시안 블루 (0) | 2019.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