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빛: 오늘의 색] 누군가에게는 추억, 블루벨

2019. 9. 6. 08:57오늘의빛/오늘의색

Color of today:

Bluebell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오늘 디자인빛이 소개해드릴 색은 '블루벨bluebell'입니다.
이름이 참 예쁘죠? 블루벨은 동명의 꽃 이름에서 유래한 색이름이에요. 블루벨은 특히 영국에 많이 자라는 들꽃인데요.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너무 예뻐요. 유채꽃처럼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경우가 있어 사람들이 더욱 좋아하고,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는 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가 개나리꽃이 필 때를 봄이라고 바로 인식하는 것처럼요!

© shardy, 출처 Pixabay

 

 

색으로서의 블루벨은 약간의 회색 기미가 도는 청색을 가리키지만 블루벨 자체가 진파랑에서 보라색이 도는 것까지 종류가 꽤 다양하다보니 정확한 색이 정해져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디자인빛이 오늘의 색 이미지에 사용한 블루벨은 웹컬러 표준에 등록되어 있는 색을 사용했답니다.
다만 이 색이름은 친숙한 꽃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에, 파랑 계통색에 블루벨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을 줘요. 한국에서는 블루벨이 자라지 않으니 영미권 사람들이 이 꽃에 대해 느끼는 친근함이 와닿지 않으실수도 있지만, 한국의 '민들레색'이나 '닭의장풀색'과 같은 이유로 붙은 색이름이라는 걸 떠올려보시면 될 듯 합니다. 블루벨을 검색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예뻐서 어쩔 줄 모르는 걸 많이 볼 수 있어요ㅋㅋㅋ 저희도 민들레나 닭의 장풀이 핀 걸 보면 예쁘다고 좋아하는 것처럼요.

또 하나 재미있는건 영국의 토종 블루벨은 꽃잎 끝이 더 구불하게 말려올라가 있는데, 좀 더 종처럼 생긴 스페인산 블루벨에 밀려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해요. 영국 분들이 이걸 참 아쉬워하더라구요. 우리가 보기 힘든 토종 민들레를 안타까워하는 거랑 비슷해서 공감이 갔답니다.

한국이나 일본, 중국 등 동양에서는 좋은 의미를 담은 문양을 일상용품에 장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서양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패턴에 사용합니다. 그래서 블루벨은 그릇이나 보타닉 패턴에 자주 등장하는 꽃이에요. 역시 들꽃이라고는 해도 그닥 수수하게 생기진 않은 것 같습니다ㅋㅋ

로얄 알버트의 빈티지 접시입니다. 왼쪽 위에 블루벨이 그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다른 패턴과 비교해보면 소박함과 귀여움을 강조한 걸 알 수 있습니다. 출처:royalalbert

 

 

블루벨이 색이름으로서 기록된 것은 1920년으로 알려져 있고, 크레욜라의 연파랑색 크레용에도 블루벨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답니다. 꽃의 향이 꽤 강해서(재스민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향을 추출한 에센스를 판매하기도 하고, 향수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나 물체를 따서 지은 색이름을 참 좋아합니다. 왜냐면 이런 이름이야말로 사람들이 오래도록 구전해서 사용해 온 이름이기에 한 나라의 문화나 자연환경, 그리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를 알 수 있어서 재미있거든요. '파랑'은 전세계가 문화권에 상관없이 하늘과 바다에 연결지어서 색이름으로 사용해요. 한국의 경우에는 '하늘색', 영미권은 '스카이블루', 일본의 경우 '소라이로(하늘색)'이라고 하는 식이지요. 그 다음으로 공통되는 것이 꽃입니다. 거의 어디든 꽃이 파란색인 식물이 자생하곤 하는데요. 그것도 어김없이 파란색에 연결지어서 이름을 짓는답니다. 영미권의 파란 꽃이 블루벨이라면, 한국에는 닭의장풀이 있어요! 오늘의 색에서 차차 소개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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