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 6. 09:00ㆍ오늘의빛/오늘의색
Color of today:
다홍
디자인빛의 작은 프로젝트 오늘의색은
하루에 한 빛깔,
아름다운 색과 재미있는 색이름을 소개합니다.
오늘 디자인빛이 소개해드릴 색은 '다홍唐紅'입니다.
다홍이라는 색이름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요, 그 중에는 색채용어사전박연선,국립국어원, 2007., 도서출판 예림에 나와있는 이야기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신라 시대에 당나라 문화가 유입됐을 때, 당나라에서 수입한 물건에는 '당唐'을 이름 앞에 붙였는데, 수입산(!) 붉은색 비단을 가리켜 당홍이라고 했고 그것이 다홍이라는 이름의 유래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재미있는 건 다홍색과 같은 붉은색을 얻는 경로인데요. 서양에서는 다홍색과 같은 붉은색을 깍지벌레에서 얻었어요. 동물성 염료인 코치닐이 붉은색을 담당했지요.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에서는 다홍을 잇꽃(홍화)로부터 얻었습니다.
아무래도 얼마 나지 않는 꽃으로 하는 염색이다보니 예로부터 홍색 염색은 굉장히 비싸고 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왕실에서 홍색을 부르던 명칭 중에도 다홍多紅이라는 이름이 있어요. 진한 홍색, 참다운 홍색이라는 뜻으로 읽을 수 있네요. 또 홍색 염색을 거듭하여 얻은 순수하고 진한 홍색은 대홍색이라고 불리며 왕이나 고위관리, 예복 정도에나 사용할 수 있었답니다. 예전에 일본의 고위관리만 입을 수 있었던 색인 아사아케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다홍은 아사아케보다 훨씬 노란기가 많이 빠진 밝은 빨간색이죠.
대홍색은 홍색 중의 홍색, 가장 귀한 홍색이라고 해요. 이 대홍색을 얻기 위해서는 안 그래도 고가인 잇꽃 염색을 최대 60번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고 보니 다홍색에 관련된 반갑고도 뜻깊은 소식이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가 홍염장, 즉 천에 붉은 염색을 하는 기술을 서울시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김경열님이 홍염의 첫 기능 보유자로 인정되셨어요. 최근에는 프랑스가 반환한 규장각 의궤 표지 복원 작업도 맡으셨다고 해요.
저는 당나라의 홍색이라는 뜻보다도 왕실에서 사용했다는 다홍이 색의 이미지에 더 알맞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쉽게도 전통염색은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맥이 거의 끊긴 상태였는데 이런 분들께서 전통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디 홍염이 현대에서 활약하길 바라며 오늘의 색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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